각자 한 달 생활비를 정해둔 기준은 다양하다. 1인 가구, 2인 가구, 3인 가구, 다인 가구 등 형태들이 다양하고 가구 수의 따라 한 달 생활비 또한 달라진다. 그리고 평소 본인들이 쓰는 소비 형태 또한 큰 영향을 미친다. 나는 배달의 민족답게 밥하기 싫은 날은 어김없이 배달하여 먹었다. 그러면 한 끼에 소비하는 배달 식비는 기본 3만원. 이 돈으로 시장을 봤다면 3~4일 우리 가족 식비이다. 하지만 신경쓰지 않으면 그 심각성을 모르는 게 현실이다. 나는 카드 위주로 소비하고 아무 생각 없이 쓰다 보면 한 달 생활비는 우습게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. 이런 내가 월 10만원을 절약했다고?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해서 더 놀랐다. 누구나 할 수 있단 말이다.
하지만 이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늘 쓰던 방식대로 쓴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겠는가? 결과는 뻔하다. 나의 경우는 외벌이 3인 가족이며 한 달 생활비는 60만원이다. 이렇게 정해 둔 게 있으나 이미 60만원을 넘어서는 달이 많았기 때문에 월급이 들어오면 카드로 빠지기 바빴다. 고로 저축할 돈이 없었다. 월급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돈일 뿐 그 이상도 아니었다. 너무 씁쓸하지만 또 돌아서면 똑같이 소비하는 패턴이었다. 이대로 생활한다면 발전이 없다. 발전이 없는 삶은? 그냥 생각만 해도 힘이 빠진다.
한 달이 다 지나고 나서야 나는 가계부를 정리했다.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늦게라도 나의 소비 성향의 쓰디쓴 맛을 보고 싶었다. 그래야 각성할 것 같았다. 가계부를 작성하고 보니 이제서야 문제가 보인다.
나의 문제는 이러했다.
1. 아이 하원 후 날마다 편의점행: 우리가 하원하는 곳은 바로 편의점 앞이다. 여기는 아이의 방앗간이며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다. 아이를 이기기는 힘든 법이다.
2. 몇 주년 폭탄 세일이라고 날마다 마트행: 집 앞 현관에는 폭탄 세일이라는 문구로 세일 항목이 적힌 광고물들이 많이 붙는 편이다. 거기에 혹해서 날마다 세일 품목이 다르니 날마다 갔다. 그 결과는 세일 품목 외 소비하지 않아도 될 것을 사서 평소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.
3. 필요한 게 생각 날 때마다 고민 없이 하루 배송을 이용한다: 요즘은 카드로 모든 것을 쓸 수 있기에 당장 무엇을 사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. 아이나, 가족에게 필요한 것이 생겼다 하면, 그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샀다.
정말 이상했다. 한 달 동안 아무 생각없이 한 소비가 가계부를 쓰니 다 보인다고? 맞다.
내가 말하는 10만원 세이브 노하우는 바로 "가계부를 수기로 써라" 이다.
가계부를 작성할 연습장을 사러 출발하는 것부터 우리는 이미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. 자기 취향에 맞는 예쁜 연습장을 사서 가계부를 꾸미는 일은 취미생활이 될 것이자, 돈을 쌓이게 해주는 작은 은행이 될 것이다.
가계부를 날마다 쓰면 생기는 일
1. 나의 소비가 한 눈에 들어온다.
2. 소비를 많이 한 날에는 양심에 찔려 다음 날부터는 소비에 아주 소심해진다.
3. 일주일 식비를 계산해 둔 후 그것에 맞게 살다 보면 오히려 풍족하고 맛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.
외식보다는 집밥을 선호하는 신기한 경험.
4. 배달시키는 횟수는 현저히 적어진다.
5. 0원 지출 날은 하트 스티커를 붙여 나에게 칭찬해 주면 0원 지출에 더 도전해 보고 싶어진다.
6. 미래의 소비계획이 세워진다.
나의 경우
월 60만원 생활비 기준
● 일주일 식비: 10만원 X4= 40만원
● 생활 용품비: 20만원 ( 각종 소비 용품과 옷사는 비용, 미용비까지 모두 포함이다. 다행히 나는 미용실을 잘 안 가고 갈 때는 컷만 한다. )
총 : 60만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가계부를 쓰면서 계획 있는 소비를 하다보면 일주일에 10만원을 못 쓰는 날이 많고 생활 용품비 또한 남았다. 그달에 남은 생활비는 비상금으로 넣어두고 혹시나 소비가 해이해 지는 달에 메꿔 넣는 편이다. 3인 가족 외벌이로 집 대출 원금 및 이자를 갚으면서 저축하면서 생활하기란 쉽지 않다. 하지만 아주 조금만 신경 쓴다면 나의 새는 소비는 잡을 수 있다. 여기에 킵 포인트는 가계부를 쓰면서 안 써도 되는 소비는 하지말자 이다.
가계부 쓰는 방법
● 나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마트에 가서 예쁜 연습장 하나를 산다.
● 되도록 한 달 소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월 1일~30일 까지 작성하며 목록은 아주 심플하게 짠다.
● 날짜/ 식비/ 외식비/ 주유/의료비/기타 : 이 정도만 해줘도 내 생활 패턴이 보인다. 기타에는 경조사나 꾸밈비로 사용된 것 들을 모두 적는다.
● 한달 0원 지출을 며칠 할 것인지 미션을 정하여 도전해 본다. 0원 지출 생각보다 너무 어렵지만 나만의 재밌는 도전이다.
나의 생활비를 절약하는 방법.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다.
일단, 가계부를 써라.
아주 별거 없는 방법 같지만 쓴 사람만 안다는 가계부 수기로 적어보기. 그러면 나의 소비생활은 매우 계획적으로 바뀔 것이며 10만원 그 이상의 돈을 세이브하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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